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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6일째 아침,


늦은시간.

공주님이 흔들어깨운탓에 눈을떴다.
마지막 날인데 몸은 전혀.. 내 뜻대로 따라주질않는다.
열은 꽤나 내려간듯한데 졸음이 쏟아져왔다.
그녀가 편의점에서 사준 스프와 빵을 긴 시간을들여 먹고서,
[고마워, 이젠 돌아가봐도돼]  라고 말했다.


즐거웠던 새해의 수일간,
이제 충분하다.

이 이상을 붙잡는것도 구차할뿐이라며 자위했다.
오후도 잠만자며 보낼뿐일테니라고 생각했으니 이렇게 말하는건 당연하다.
그녀는 내 말을들은뒤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단지 내 손에서 빵 포장지를 버리고선
다 마시지못한 스프를 치워주었다.
그뒤 그녀는 옷을벗고 침대로 쑥하고 들어왔다.

싸늘한 그녀의 피부.
 
시트의 스윽 거리는 소리.
긴 머리가,  귀여운 가슴에 늘어져 펄렁이며 흔들렸다.
사랑스럽게만 보이는 공주님이 내 옆에누워 나를 바라보곤 

[안 잤으니깐, 잘거에요.]
라고, 그렇게 말했다.

오후부턴 비가내리기시작했다.

호텔의 객실은 아무런 소리없이.
오후의 미술실같은 차가운 정적만이 있었다.
사이드 테이블 위의 시계의 초침만이.
모터가 들어있는 유리막 안에서 빙빙 돌았다.
오후1시를 지났을쯤,
나는 그녀의 寢息(침식)을 들었다.


내 기억은 거기서 끊어져있다.

이 뒤로 남은기억이라곤 얕은잠 속에서 본 꿈.
아시아 어딘가의 거리와.

한장의 플로피디스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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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imizu
2ch 단문/개그,조크2012. 6. 1. 08:49


405
名前:名無しのオプ[sage] 投稿日:2012/05/03(木) 23:33:24.25 ID:pL9o2eTh 


「당신, 너무 마셨어요.. 내일은 딸의 결혼식이래두...」

「이정돈 괜찮아.」
「외동딸이 시집가는거니 심정은 알겠다지만...」
아내는 웃었다.
나는 언짢은 표정으로 몇번이고 잔을 비워냈다.

「당신은 내일 분명히 울거에요」
「헛소리마!다큰남자가 그딴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까보냐!」
「어떠려나~ 난 먼저 잘게요」


다음날.
딸의 웨딩드레스차림을 보고있자니 역시나 복받쳐오르는게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눈들도 많은곳에서 내가 추태를 보일수는 없다.

나는 필사적으로 참아냈다.
식이 반절쯤되니 세레모니로 딸이 꽃다발을 자기손에서 건네며 말했다.
「아빠, 지금까지 정말로 고마웠어요.」
딸의 눈에는 눈물이 빛나고있었다.
그걸 봤을때 나는 가슴에 복받쳐오르는 무언가를 참을수없었다.







나는 딸의 면사포위에 오바이트를 흩뿌렸다.
Posted by shimi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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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공주님이 속옷 차림으로 잠이 들고 한참 뒤 메일이 왔다.
보낸 사람은 당연히 오타쿠 친구.
PC로 메일을 보낼테니 확인해보란 내용이었다.
PC를 켜서 파일이 첨부된 메일을 확인했다.

[지금까진 확신할 수가 없었는데...
아무래도 이번 파일은 정답이었던 것 같아.
지금까지 별 의미없이 나열해놓기만 하던 퍼즐 조각들을
정확히 원래 자리에 끼어 맞출 수 있을지도 몰라.
헌데 우선 확인해두고 싶은 게 있어.
무슨 방법을 쓰든간에 그 여자 본명을 알 수 없을까?
하기 싫겠지만 우선 그 여자 소지품에서 면허증같은 걸 확인해봐.
이 자료 대로라면 그녀의 본명은 사토 케이코. 나이는 19살
국내 면허증을 취득한 상태야.
그렇게 젊은데도 아시아 몇개국과 유럽 몇개국을 여행한 경험이 있어.
광동어를 쓸 줄 알아.
해외 은행에 계좌를 뒀는데 거액의 예금을 맡긴 상태야.

좀 더 상세한 설명은 우선 그녀의 면허증을 확인하고 나서 할께.
물론 여기서 그만 둬도 돼. 이건 네가 선택할 문제야.
이 앞으로 나가는 건 그녀의 프라이버시에 접하는 거니까.
그러니까 어느쪽이든 결정을 내린 다음 연락 줘.
기다리고 있을께.]

내 예상 밖의 대답이었다.
내가 알고 싶었던 건 이런 게 아닌데.
그녀가 가진 플로피 디스켓의 내용만 알면 그만이었는데.
나는 친구에게 답장을 보냈다.

[이걸로 충분해. 고맙다. 나는 여기서 그만둘래.]

메일을 보내고 나서 나는 멍하니 있었다.
그러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충동에 사로잡혔다.
나는 분명 그녀의 플로피 디스켓을 훔쳐보았다.
그리고 그걸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로 결정내린 채 끝내려고 했다.
그녀는 뭔가 좋지 않은 것에 연관된 듯 했기에...
그러니까 내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내 마음대로 망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이상 나아가는 건 그녀의 프라이버시를 들여다보는 행위다.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나는 결국 그녀의 핸드백을 뒤졌다.
지갑에서 몇장의 신용 카드와 면허증을 발견했다.
이름을 확인해보니 사토 케이코라고 적혀 있었다.
생년 월일로 19살이란 것도 확인했다. 
나는 친구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녀의 이름은 사토 케이코, 면허증을 확인했다.
 파일을 송신해줘. 그리고 설명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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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조그만 상점가를 빠져 나오자 전원 풍경이 펼쳐졌다.
바람 냄새에 어딘지 풀냄새가 섞여 있다.
배기 가스 냄새와 코를 찌르는 비료 냄새 때문에
노스텔지어한 감상을 느낄 만한 풍경은 절대 아니지만.
그녀는 자기가 사는 집 주위 풍경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대로 도시 근처 풍경은 어디나 비슷했다.
획일화된 녹지 계획과 기획 상품마냥 지어진 건출물.
공장에서 뽑아낸 플라스틱 박스를 심어 놓은 것 같다.
현실임에도 지극히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풍경.
그 속을 걸어가는 공주님은 마치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나온 사람처럼 보였다.
언제부터 였을까, 나는 공주님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어딘가 아주 먼 꿈나라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괴로워하는 공주님을.
이건 내 추측이지만.
그녀가 부적 삼아 소중히 여기고 있는 봉제 곰인형은
아마도 그녀가 어렸을 무렵, 동생에게 줬던 물건일 것이다.
너무 낡아서 실이 뜯어져 나가려 하는 곰인형.
조금이라도 험하게 다루면 솜이 삐져나올 것 같은 곰인형.
나는 곰인형에게서 내 모습을 보았다.
곰인형의 주인은 옛날에 죽었다.
하지만 그 자취는 오래도록 남아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
꿈나라 사람인 그녀를 현실에 붙잡아 두는 유일한 도구이자
현실의 괴로움으로 그녀를 아프게 하는 고문 도구.
곰인형은 나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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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믿어줄지 모르겠지만 이건 내 체험담이다.
그때 사건의 흐름을 소설처럼 쓰고 있긴 하지만.
소설처럼 쓴 건 당시 내 감정을 전하는데 이쪽이 좀 더 편하기 떄문이다.
몇가지 일은 이미 잊어버린데다, 조금 각색한 부분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그녀의 말투 같은 것.
실제로는 좀 더 간결하면서도 귀여운 말투였다.
내 글솜씨가 별로라서 겨우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게 안타깝다.
메일도 여기에 쓴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주고 받았다.
그녀와도, 오타쿠 친구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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